언론보도
공부의 神 만드는 책상은 따로 있다?
조선일보, 2014.2.13
[장롱형 스터디룸 논란 그 후… 독서실 같은 공부방, 효과 있을까]
양옆에 가림판 설치된 독서실 책상 "집중력 높아진다" 신학기마다 열풍
안정감 주지만 학습효과는 개인차… 정리정돈만 잘해도 집중력 높아져
사도세자의 뒤주를 연상시키는 '장롱형 스터디룸' 때문에 시끄럽다.
드나들 때 종이 울리고 잠금쇠까지 설치됐다고 해서 아동 인권침해라는 비난이 일었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주의력이 산만한 자녀의 학습 집중력을 극대화하려는 부모들의 고육지책인 만큼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독서실'에서 출발했다.
직육면체 부스 안에 책상과 의자가 부착된 스터디룸은 독서실 같은 분위기를 집에서도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폐쇄형 스터디룸의 전신이 '1인용 독서실 책상'이다.
양옆에 가림판을 달아 집중력을 높이는 디자인의 이 책상은 2~3년 전부터 구매 열풍이 일어났다.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이번 달만 해도 독서실 책상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늘었다.
제작업체인 'e스마트'의 김현성 판매자는 "박스형 스터디룸 파장이 오히려 독서실 책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지난 1주일간 옥션에서만 500개 이상 팔았다"고 전했다. 디자인도 진화 중이다.
전용 형광등이 달린 책상, 수납장을 얹은 책상, 컴퓨터를 따로 놓을 수 있게 'ㄱ자형'으로
디자인한 일명 '그랜드 독서실 책상'까지. 효과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아이마다 개인차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 책상보다 정리정돈이 중요
웰스터디공부환경컨설팅의 임한규 대표는
"아이들이 정서상 좁은 곳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긴 하지만 한시적"이라고 지적했다.
"개방된 환경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은 넓고 쾌적한 공간이 익숙하고,
시끄러운 커피숍 같은 데서 집중을 더 잘하는 아이들도 있을 만큼 성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독서실 같은 공부 환경이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 저자인 김경인 브이아이랜드 대표는
"아이들에게 후미지고 구석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상상하거나 놀이할 때 해당하는 것이지
학습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작은 방, 거기다 칸막이까지 있는 책상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논란이 됐던 상자형 스터디룸, 엘리트의 1인용 독서실 책상, 한샘의 중·고생용 책상 세트.
/옥션·한샘 제공
학습 효과를 높이는 환경은 방 전체의 상태가 좌우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한샘 상품개발실 자녀방팀의 한상욱 팀장은 "10대 자녀들 키우는 집에 가 보면 책상 위가 정리돼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미 중학생인데 초등학생 때 쓰던 참고서, 물건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면서,
"방 안이 정리정돈만 잘돼 있어도 박스형 스터디룸 같은 극단적인 공간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팀장은 또 "학년이 올라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학습 스타일도 달라지는데
책상은 초등학교 때 산 것을 군대 가기 전까지 쓰는 경우도 많다"면서 "정기적으로 책상과 책장,
서랍장의 내용물을 새롭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 침대와 책상을 분리하라.
책상의 배치도 중요하다. 김경인 대표는 "침대와 책상은 각도를 달리해 서로 보이지 않도록 분리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눈부심과 소음이 잦은 창가도 피해야 한다. 채광이 약한 북쪽이나 빛이 가장 적게 들어오는 곳이 좋다.
임한규 대표는 "책상을 벽과 등지게 배치하고, 회전용 의자는 고정된 나무의자로 바꾸라"고 했다.
한상욱 팀장은 조명을 잘 활용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책상과 분리된 스탠드형보다 책상에 부착된 조명이 책상 전체를 밝게 해 효과적"이란다.
또 "형광등을 켠 상태에서 책상의 조명은 따로 해줘야 눈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커튼보다 블라인드나 셰이드로 은은하게 조정하는 것이 좋고,
벽지는 원색이나 포인트 문양보다 연한 베이지 톤이나 파스텔 톤이 안정감을 준다.
책장에 책을 꽉꽉 채우는 것은 금물. 공부방에도 '숨 쉴 틈'은 필요하다.
한상욱 팀장은 "책상의 눈높이 선반에는 메모 보드나 자녀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놓아두는 여백이 필요하다"며
"책장과 천장 사이의 공간, 혹은 책상 아래 공간에 문 달린 수납함을 만들어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도 아이디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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